• 2025. 12. 13.

    by. 리브랜딩 디자이너

    폐방치시설을 활용한 워케이션 공간 성공기를 살펴보면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 가까이에서 일하고 싶은 욕망은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창문을 열면 공장 굴뚝 대신 산이 보이고, 복잡한 네트워크 회의 대신 낙엽을 밟으며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폐방치시설을 활용한 워케이션 공간 성공기는 이런 흐름 속에서 탄생한 새로운 방식의 공간 사용 사례다. 오래전 기능을 멈춘 건물이지만, 다시 살아난 그 공간은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삶의 리듬을 실현시킨다. 낡은 구조물 안에 최적의 업무 동선과 창의적 자극을 설계하고, 그 틈에서 사람들은 스스로 몰입과 회복을 동시에 경험한다. 공간이 변화하면 일의 방식도 바뀐다. 그리고 이 변화는 낡은 건물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워케이션 공간으로 리브랜딩 된 폐방치시설

    강원도의 작은 시골 마을, 15년 넘게 방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건물이 조용히 변화를 시작했다. 이곳은 한때 농협 창고로 사용되다 폐쇄된 뒤, 비를 맞고 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무너져가고 있었다. 이 공간에 주목한 사람은 외지에서 내려온 한 소셜벤처 팀이었다. 이들은 ‘자연 속 워케이션’을 주제로 팀 단위의 프로젝트 캠프를 기획하면서, 기존 숙소나 세미나실로는 구현할 수 없는 깊은 몰입감과 공간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건물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내부를 워케이션에 적합한 형태로 리디자인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공간의 핵심은 업무와 휴식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레이아웃이었다. 과거 창고의 높은 천장은 개방감 있는 공동 워크룸으로, 좁고 어두웠던 창고 안방은 집중이 가능한 1인 업무실로 바뀌었다. 외벽은 원래 콘크리트 질감을 그대로 노출시켜 공간의 이력을 살렸고, 조명과 가구는 최소한의 구성으로 안정감을 더했다. 결과적으로 이 장소는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니라, '몰입 가능한 풍경 속 사무실'로 새롭게 태어났다.


    폐방치시설을 활용한 워케이션 디자인에서 고려된 공간 동선

    성공적인 워케이션 공간은 인터넷이 빠르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진짜 핵심은 사용자가 공간을 어떻게 체험하고, 일과 휴식 사이를 어떻게 오갈 수 있느냐다. 폐방치시설을 리브랜딩 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건물 내외부의 동선을 '움직이는 리듬'이라는 관점에서 설계했다. 사람들은 오전에는 집중해서 업무를 하고, 오후에는 산책로를 걸으며 회의 아이디어를 정리하거나 팀원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이를 위해 사무 공간은 중앙에 배치하되, 창문을 통해 외부 풍경이 최대한 들어오도록 구조가 바뀌었다. 업무 후 곧바로 휴식이 가능하도록 공간 주변에는 짧은 산책로와 목재 데크를 조성했고, 야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회의 공간도 마련되었다. 업무 책상과 회의 공간 사이의 거리, 커피를 마시는 라운지에서 산책로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모두 ‘움직이며 생각하는 사람’의 흐름에 맞춰 설계되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들의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높이는 환경이 되었고, 그 자체로 워케이션의 본질을 구현해 냈다.


    폐시설 특유의 구조가 만든 창의적 자극

    재생 공간의 강점 중 하나는 새로운 것을 일부러 만들지 않아도 이미 ‘다른’ 구조가 있다는 점이다. 폐방치시설은 기존 건축 구조가 대부분 획일적이지 않기 때문에, 공간을 탐색하는 것 자체가 사용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 워케이션 공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천장이 높고, 벽이 일정하지 않고, 창문 크기마저 제각각인 점은 오히려 공간에 대한 창의적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회의실 한편에는 예전 기계 장치가 놓여 있던 움푹 파인 자리가 있었고, 이 공간은 무대형 발표 장소로 재탄생했다.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던 건축의 흔적이 오히려 사용자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팀워크나 발표 활동이 더 역동적으로 전개되었다. 또한, 건물의 한쪽 벽면은 과거 벽돌이 드러나 있었는데, 여기에 화이트보드를 덧붙이지 않고 조명만 설치함으로써 시각적 개방감을 높이고 팀원 간 아이디어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폐시설의 불균형은 오히려 '예측 불가능한 창의성'을 가능케 했고, 이는 기존 오피스나 숙박시설에서는 얻기 어려운 자극이었다.


    운영 방식과 사용자 반응의 상호작용

    리브랜딩 이후 공간은 단기 대여 방식으로 운영되었으며, 주로 팀 단위의 소규모 조직이 워케이션이나 프로젝트 캠프 형태로 이용했다. 이용자들은 ‘단순히 장소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생활 리듬이 좋다’는 평가를 남겼다. 특히 반복 이용자 비율이 높았는데, 한 비영리 조직은 1년에 3번 이곳을 찾았고, 그때마다 팀원 구성과 프로그램을 달리하면서 공간을 새롭게 사용했다.

    공간 운영팀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운영 방식을 조금씩 개선해 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숙박 기능과 회의실 제공에 집중했지만, 이후에는 사용자의 동선과 피로도에 맞춘 간식 제공, 짧은 명상 세션, 지역 주민과의 소통 프로그램까지 다양화되었다. 이 과정에서 공간은 하나의 고정된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와 함께 변해가는 구조를 갖게 되었고, 워케이션 공간의 생명력은 바로 이 ‘유연한 적응력’에서 비롯되었다.


    워케이션 공간의 확장성과 지역 연계

    이 폐시설 리브랜딩 프로젝트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공간 자체의 성공을 넘어 지역과의 연결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워케이션은 일반적으로 외지인이 짧게 머물다 떠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당 공간이 지역 사회와 단절된 채 운영되기 쉬운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공간은 초기부터 지역 주민과의 협업을 운영 모델에 포함시킴으로써 지속성과 상호성이 있는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주변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로 만든 식사가 제공되었고, 식재료의 구매와 준비 과정에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했다. 그로 인해 공간을 찾은 외부 이용자들은 단순히 음식을 섭취하는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된 삶의 일부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지역 예술가와 협업한 작은 전시나 클래스도 공간 내에서 정기적으로 열렸으며, 방문자와 지역민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전시된 작품은 마을의 오래된 생활 도구나 지역 자재를 소재로 한 설치미술이었고, 이를 통해 외부 방문자는 공간이 놓여 있는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일부 워케이션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이후 다시 이곳을 찾았고, 지역 소상공인과의 협업 상품을 개발하는 후속 프로젝트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모델은 단순히 ‘성공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 자원과 외부 수요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도시에서 내려온 워케이션 이용자는 이곳에서 노동의 방식뿐 아니라, 삶의 방식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 워케이션은 점차 일의 공간을 확장하는 형태를 넘어, 지역의 서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관광이나 소비와는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폐방치시설은 다시는 쓰이지 않을 것 같았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외부와 지역이 연결되는 매개체가 되었고, 공간은 지역 안에서 새로운 경제 흐름과 관계 구조를 만드는 촉매가 되었다. 이 과정은 공간을 ‘개선’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의 일원으로 공간이 작동하도록 ‘통합’하는 접근이었다. 공간을 운영하는 주체가 외부에서 왔더라도, 지역 내 자원과 인력을 하나의 운영 체계 안에 통합할 수 있다면, 워케이션 공간은 단순한 임시 사무실이나 숙박지를 넘어 지역 사회와 연결된 지속 가능한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다.

    결국 공간은 독립된 섬이 아니라, 관계와 순환이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폐시설이라는 물리적 경계는 무너지고, 그 안에서 일어난 새로운 활동은 지역 안팎의 흐름을 다시 짜는 기반이 되었다. 이러한 확장성은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을 넘어, 향후 폐시설 리브랜딩 전반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기준이기도 하다.


    다시 살아난 공간, 다시 바뀐 일상

    워케이션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그것은 일과 삶의 새로운 균형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움직임이며, 그 움직임은 공간의 구조를 바꾸고 도시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폐방치시설이 가진 잠재력은, 바로 이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담아낼 수 있는 여백과 여유에서 비롯된다. 버려졌던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일상이 되고, 낯선 장소는 더 나은 선택지로 바뀐다.

    리브랜딩은 결국 사람의 방식과 공간의 쓰임이 다시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폐시설을 워케이션 공간으로 바꾼 이 사례는, 공간의 외형이 아니라 사람의 방식에 집중한 설계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흐름을 만들어내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낡은 건물이 다시 살아나는 진짜 이유가 된다.

    폐방치시설을 활용한 워케이션 공간 성공기